한국 영화의 흥행 방식을 이야기할 때, 이제 단순히 '스크린 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의 등장이 극장 개봉 방식과는 또 다른 방식의 흥행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죠. 본 글에서는 넷플릭스 공개작과 극장 개봉작을 중심으로 한국영화의 흥행 전략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각각이 가진 장단점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넷플릭스 공개작의 흥행 방식과 특징
넷플릭스는 더 이상 ‘2차 플랫폼’이 아닙니다. 지금은 오히려 '제1 공개창구' 역할을 하는 작품들도 많아졌죠. 특히 2020년대 들어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이후로는 관객의 영화 소비 방식 자체가 급변하면서, 넷플릭스를 통한 흥행도 공식적인 지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한 흥행의 가장 큰 특징은 전 세계 동시 공개입니다. 극장 개봉작이 국내에서 먼저 반응을 보고, 이후 해외 배급을 고민하는 구조였다면, 넷플릭스는 단 한 번의 런칭으로 수십 개국에 동시에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대표적으로 <승리호>와 <길복순>, 그리고 <사냥개들> 같은 작품은 한국에서 극장에 걸리지 않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시청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넷플릭스의 알고리즘 기반 추천 시스템은 콘텐츠가 타겟 관객에게 정밀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단순한 홍보 예산을 넘어서, 시청자의 취향에 맞춘 자동 노출이라는 점에서 극장 마케팅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죠. 하지만 단점도 분명합니다. 바로 흥행 성과의 불투명성입니다. 넷플릭스는 정확한 시청자 수, 시청 시간 등 데이터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산업 전체 입장에서는 이 작품이 정말 성공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배우, 감독, 제작사의 향후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흥행 기록'으로는 다소 약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극장 개봉작의 흥행 방식과 생존 전략
전통적인 극장 개봉 방식은 여전히 한국 영화 산업의 핵심 축 중 하나입니다. 박스오피스 순위, 누적 관객 수, 스크린 수와 같은 데이터가 명확히 존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의 흥행 성과를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죠. <범죄도시 4>, <한산: 용의 출현>, <서울의 봄> 같은 최근 흥행작들은 극장에서 수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극장 개봉의 가장 큰 강점은 현장 경험입니다. 대형 스크린, 음향, 조명, 관객의 몰입도 등은 집에서는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요소죠. 특히 장르 영화, 예를 들어 액션, 공포, 대작 사극 등은 극장이라는 공간적 요소와 결합될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또한 극장 개봉작은 흥행이 성공할 경우 장기적인 수익 구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극장에서 먼저 수익을 내고, 이후 IPTV, 넷플릭스, 해외 배급, 항공기 콘텐츠 등으로 2차, 3차 수익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죠. 이는 한 번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에게 매우 중요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극장 개봉의 리스크는 크고 즉각적입니다. 개봉 주에 흥행하지 못하면 곧장 스크린이 줄어들고, 다음 주에는 기억에서도 잊혀질 수 있죠. 특히 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의 관람 빈도수가 줄어들면서, '극장에 걸리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OTT와 극장의 조화, 앞으로의 흥행 전략
이제는 OTT와 극장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의미 없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극장 개봉 후 짧은 기간 안에 넷플릭스 등 OTT로 넘어가는 '혼합 모델'도 점점 자리를 잡고 있죠. 예를 들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극장에서 수익을 올린 뒤 넷플릭스로 빠르게 넘어가 다시금 화제성을 모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제 흥행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극장에서 몇 백만 관객을 동원하는 것도 성공이지만,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1위를 찍는 것도 또 다른 방식의 성공이죠. 특히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경우라면, 극장보다는 OTT 플랫폼이 더 빠르고 효과적인 진출 루트가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플랫폼 중심의 흥행 전략이 더 정교해질 것입니다. 콘텐츠 성격에 따라 극장 중심으로 갈지, OTT 전용으로 갈지, 혹은 혼합 노선을 탈지 철저한 사전 기획이 필요하죠. 흥행만을 목표로 한다면 더는 단일 플랫폼만을 고집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입니다.
한국 영화의 흥행 방식은 넷플릭스와 극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두 방식 모두 각자의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는 장르, 예산, 타깃 관객에 따라 적절한 플랫폼 전략이 필수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어디서 개봉했는가?”보다 “어떻게 많은 관객과 연결되었는가?”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좋은 영화는 플랫폼을 가리지 않습니다. 당신은 어떤 방식의 흥행을 더 선호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