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드디어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Two>, 즉 시리즈 8편이 개봉했습니다. “이번엔 정말 마지막일까?”라는 팬들의 기대와 불안 속에서 돌아온 이 작품은 과연 그 무게에 걸맞은 피날레를 보여줬을까요? 60대에 접어든 톰 크루즈가 여전히 전력질주하고, 헬기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한 시대의 마침표를 함께 보고 있다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줄거리 언급은 최소화하고, 관객 입장에서 본 액션, 배우, 감정선 중심으로 솔직히 리뷰해보겠습니다.
톰 크루즈는 여전히 ‘진짜였다’
이 시리즈의 핵심은 말할 것도 없이 톰 크루즈입니다. 1996년 첫 영화에서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하던 그 모습이 2025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건, 그냥 영화 이상의 무언가죠. 이번 8편에서도 그는 대부분의 고난도 스턴트를 직접 소화했고, 특히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한 패러글라이딩 추격신은 관객들 사이에서 "믿기지 않는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정말 CG가 아닌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생생했고, 극장에서 그 장면이 나올 때 숨을 들이마신 채 몇 초간 얼어붙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히 ‘몸 쓰는’ 액션만이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꽤 묵직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선 헌트가 과거 선택의 대가를 마주하는 몇몇 순간들에서는, 지금까지 톰 크루즈가 쌓아온 이 시리즈의 감정적 깊이가 드디어 결실을 맺는 느낌이었죠.
액션의 끝판왕, 하지만 익숙한 것도 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보면서 ‘이번엔 뭘 보여줄까’ 하는 기대감은 거의 전통입니다. 8편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데요, 특히 기차 위 결투, 도심에서의 모터사이클 추격, 지하 시설 침투 장면은 세세하게 짜인 리듬과 편집, 카메라 무빙이 엄청납니다. “정말 사람이 한 거 맞아?” 싶을 정도로 타이트한 구성이죠.
하지만 시리즈를 오래 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패턴의 익숙함도 느낄 수 있어요. 긴장감을 조성하는 방식이나 구조적인 반전, 악당 캐릭터의 전형적인 설정 등은 살짝 예측 가능하다는 인상도 줍니다. 물론 ‘클리셰’와 ‘시그니처’는 종이 한 장 차이라서, 이런 익숙함이 오히려 반가운 팬들도 많겠지만요.
팀플레이와 서사의 마무리
이번 8편이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이선 혼자만의 영화가 아니라 IMF 팀 전체의 이야기를 잘 마무리했다는 점입니다. 루터, 벤지,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 그레이스(헤일리 앳웰)의 비중이 단순 조력자가 아니라, 이선과 같은 무게의 존재로 다뤄졌습니다. 특히 그레이스는 단순히 ‘새로운 얼굴’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스파이물 중심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의 서사적 중심을 차지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번 영화가 지나치게 감정을 소비시키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감동을 억지로 끌어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선택이 이해되는 순간들이 이어져서,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나서도 허무함보다는 납득과 여운이 남습니다. 말 그대로 ‘잘 마무리된 대서사시’라는 느낌이랄까요.
결론: 이 시리즈를 함께해 온 관객으로서
<미션 임파서블 8>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한 배우의 삶과 철학, 그리고 우리 모두의 청춘을 관통해 온 이야기의 종착지 같았습니다. 물론 “진짜 마지막이 맞냐”는 의심은 여전히 남지만, 이 작품이 시리즈에 걸맞은 존중과 열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2시간 40분의 러닝타임 동안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이 시리즈를 좋아해온 내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감정이 깊이 남았습니다. 단언컨대, 8편은 액션만 잘 만든 영화가 아니라, 시리즈에 대한 진심 어린 헌사입니다. 톰 크루즈가 보여준 마지막 전력질주,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꼭 볼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관객석을 가득 메운 중장년층 관객들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액션이 멋져서가 아니라, **자신이 함께 늙어온 영화**로서 이 작품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어릴 땐 히어로를 동경했고, 지금은 그 히어로의 끝을 지켜보는 기분이랄까요. 영화가 끝난 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들 사이에선, 박수가 아닌 묵직한 여운이 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