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 온 뮤지컬 〈위키드〉는 사실 한 편의 뮤지컬에서 끝나는 작품이 아닙니다. 그 시작은 1995년 출간된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소설 《Wicked: The Life and Times of the Wicked Witch of the West》이며, 이후 2003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각색되었고, 2024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소설, 뮤지컬, 영화는 각각의 매체 특성과 시대 흐름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었으며, 각각 다른 관점에서 엘파바라는 인물과 오즈의 세계를 재조명합니다.
1. 원작 소설 – 정치와 윤리의 복합 서사
원작은 어린이 동화인 『오즈의 마법사』를 어른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정치적 판타지입니다. 엘파바는 사회의 구조와 충돌하며 악으로 낙인찍힌 존재로, 이 소설은 정의, 권력, 도덕적 회색지대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그녀의 외모와 개성은 단순히 상징적 요소가 아니라, 사회적 차별과 편견의 메타포로 작용합니다.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종교, 윤리, 지배층의 위선 등은 이 작품을 ‘판타지 이상의 무게’를 가진 소설로 만들어줍니다.
2. 뮤지컬 – 우정과 선택의 드라마
뮤지컬은 엘파바와 글린다의 감정선과 우정, 선택에 집중하며, 넘버 “Defying Gravity”를 통해 그녀의 의지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합니다. 소설보다 훨씬 감성 중심이며 희망적인 마무리를 보여주고, 관객의 감정 몰입을 이끄는 강한 무대 연출이 특징입니다. 엘파바는 오해받은 영웅이며, 글린다는 결국 그녀의 진심을 이해하게 되는 동반자로 성장합니다. 뮤지컬에서는 두 인물의 대비와 조화가 핵심이며, 각자의 입장에서 옳은 선택을 하게 되는 서사가 중심을 이룹니다.
3. 영화 Part 1 – 현대적 감정과 시각 효과의 결합
2024년 영화는 뮤지컬을 기반으로 하되, 엘파바와 글린다의 내면을 더 섬세하게 표현하고 시각적으로 강화된 판타지 세계를 제공합니다. CG, 클로즈업 연기, 섬세한 감정 묘사 등이 영화의 핵심 강점입니다. 엘파바의 외로움과 글린다의 갈등이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며, 관객은 인물들의 심리 변화에 더 깊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영화는 뮤지컬에서 빠르게 넘어갔던 장면들을 확장해 보여주며, 오즈의 마법과 정치 구조, 학교 생활, 마법의 탄생과 갈등 배경 등 다양한 요소들을 더욱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는 2부작 구조로 제작되어 서사를 더 입체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비교 표
구분 | 원작 소설 | 뮤지컬 | 영화 Part 1 |
---|---|---|---|
주제 | 정치·도덕 | 우정·선택 | 감정·시각화 |
엘파바 | 체제와의 갈등 | 감성적 저항자 | 상처 입은 이방인 |
글린다 | 부차적 인물 | 성장하는 파트너 | 내면의 갈등 표현 |
결말 | 비극 | 희망 | 2부작 중 Part 1 |
특징 | 문학적, 철학적 | 감성적, 뮤지컬적 | 감정 중심, 시각미 강조 |
결론
〈위키드〉는 매체가 달라져도 그 중심에는 “이해받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설, 뮤지컬, 영화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이야기를 전하지만, 감정의 울림은 언제나 깊고 묵직합니다.
특히 영화는 오늘날의 감성과 영상 기술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합니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이야기는 단순한 마녀의 전설이 아니라, 모든 '다름'에 대한 존중과 오해 속에서도 진실을 믿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에게 가장 깊게 남는 위키드는 어떤 버전인가요? 그 선택 자체가 이 이야기의 확장이고, 마법일지 모릅니다.
세 가지 버전의 위키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악이란 무엇인가?” 엘파바는 선을 선택했지만, 세상이 그녀를 악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타인을 오해하고, 다름을 배척하며, 진실보다 이미지에 휘둘리는지를 보여줍니다. 셋 다 보고 싶은 작품인 거 같습니다.
따라서 위키드는 단지 오즈의 마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담은, 편견, 정체성, 용기에 대한 서사입니다. 세상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 엘파바처럼, 우리도 ‘다름’을 껴안을 수 있을까요?